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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너의 이야기

[임신] 5-7주 ; 임신초기 피비침

by Miel.C 2024.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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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4주 5일째 되는 날 병원에서 임신확인증을 받고, 2주 뒤로 예약을 잡았다.

 

대략적으로 임신5주 : 아기집 확인 > 임신 6주 : 난황 확인 > 임신 7주 : 심장소리 순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해서, 대략 2주 뒤에 와서 심장소리를 들으면 되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금요일 회사에 출근했는데 이상하게 아랫배가 싸해 확인해보니 피가 비쳤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오전 업무 이후 부랴부랴 근처 산부인과에 갔다. 

산부인과에서는 초음파 이후 피고임이 좀 있는 것 같다며, 지금으론 절대 안정하는게 중요하니 회사에 제출한 소견서를 써주겠다. 왠만하면 집에서 누워있고, 혹시라도 더 피가 비치면 다니는 산부인과에 바로 가보라고 했다.

덜컥 무서워진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회사에 바로 소견서를 제출하고 오후 반차로 퇴근했고 남편에게 이러저러 사정을 말했다. 별일 아니지 않을까, 그냥 일시적인 이벤트일거야 싶던 그날 저녁 다시 피가 비쳤는데, 이때는 갈색도 아니고 선홍색 붉은 피였다. 아...


그날 자는둥 마는둥 하고 다음날 진료가능시간이 되자마자 산부인과에 갔다. 의사도 진찰 이후 피고임이 보인다며, 왠만하면 누워만 있으라고 하며 질정제를 처방해줬다.

질정제 이름은 유트로게스탄 질좌제.


수정란 착상을 돕고 유산을 방지할 목적으로 사용한다는데, 일종의 호르몬(프로게스테론)을 직접 좀더 넣어준다. 질정제는 처음 써봐서, 아침 저녁, 약 12시간 간격으로 꽤나 처음 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ㅠㅋㅋ

 

또 비용 부담도 좀 있었다. 2주치를 처방받으니 약 4만원 정도 나왔던 것 같다. 내 인생 약국에서 한번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것 같은 느낌..

집에 도착해서 쉬면서(설상가상으로 입덧도 시작해서 가뜩이나 힘이 없었다) 초기 유산, 피비침, 피고임을 검색해보는데 안타까운 글들이 많아서 더 두려워졌다. 또 내 주변에서도 건너건너 듣던 일이라, 아 나한테도 일어날수 있구나 싶어 더욱 불안감은 커지고. 게다가 매일같이 약을 넣는데도 이틀에 한번꼴로 피가 비치니 영문도 모를 나는 미칠노릇.. 초기 유산은 그저 유전자 탓이라는데, 내 잘못은 아니라지만 맘이 요동치는건 어쩔수가 없다.

이왕 온 친구, 건강히 잘 커서 만났으면 좋겠는데, 안정기라는 12주까지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이때부터였나, 남편에게 가끔씩 항상 00이는 잘있을까? 얘가 잘 크고는 있을까? 물어보는데, 그는 그럼 잘크고 있겠지, 하고 담담하게 답한다. 여러번 묻는 같은 질문에 귀찮을 법하지만 항상 똑같이 들려주는 괜찮을거란 답변이 고맙다.

이렇게 오락가락 알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며 엄마가 될 준비를 하나보다.